"합병은 선주에 이득"…현대重그룹, 유럽 선주 설득 나서

-신현대 현대미포 사장, 명명식서 직접 설득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럽 선주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과 기업 합병을 두고 여론전을 펼쳤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신조선 개발부터 공정 경쟁으로 인해 선주에게 이득이 많다며 설득 작업에 나선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중형조선소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유럽 선주에 인도한 선박 명명식에서 유조선 및 해운업계 전망과 함께 현재 추진 중인 기업 합병으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에 대해 밝혔다.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선주들에게 "현재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합병이 진행 중으로 올해 말 보고서가 발행될 예정"이라며 "세계 1, 2위 조선소의 합류다 보니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합병은 연구 부서에 합류하고 지식을 공유하면 새로운 설계 및 조선 기술의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져 선주사인 고객에게 즉각적인 혜택이 제공된다"고 강조했다. 

 

현대미포가 선박 명명식에서 합병을 거론한 건 국내 조선 발주처 대부분이 유럽에 몰려 있어 유럽연합(EU)기업 결함심사를 염두, 유럽 선주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기업결합을 위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중국에 심사를 신청한 상태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모두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대규모 회사에 해당해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합병이 가능하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5개 심사 대상국을 확정했으며, 추가적으로 기업결합 대상 국가를 검토해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결함심사는 무리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EU과 일본에서의 결과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예상에 따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결합 심사 대상인 해외 공정당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며 양사의 합병이 무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국내 대형, 중형 조선사를 막론하고 발주시장의 '큰 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유럽 선주들이 메가 조선사 탄생에 따른 신조 선가 상승을 반가워할 이유가 없기에 합병 반대를 우려해 선주를 상대로 설득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명명식에서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PC선을 선주사인 노르웨이 웨스트팔-라르센(Westfal-Larsen)사와 스웨덴 마린베스트사에 각 2척씩 인도한 선박에 대해 '마리 쿠바', '마리 코카코'라는 이름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