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車업계, '핫카법' 따른다…'뒷좌석 승객 알림장치 2025년 의무화'

-글로벌오토메이커스·오토얼라이언스 4일 '2025년 의무화' 합의
-'알람' 아닌 '센서' 부착 유력…현대차 ROA 시스템 업계 표준 가능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2025년까지 뒷좌석 승객 알림과 관련한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른바 ‘핫카(Hot car)법’ 제정에 동의한 셈.

 

관련 법제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 '후석승객알림'(Rear Occupant Alert·ROA) 시스템이 업계 표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협회 '글로벌오토메이커스'와 미국 자동차 제조 협회 '오토얼라이언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들에 대해 자동차 시동이 꺼진 후 운전자가 뒷좌석을 확인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 설치를 오는 2025년까지 의무화하기로 지난 4일 합의했다. 이들 협회에 가입된 브랜드 차량은 미국 전체 차량의 98%를 차지한다.

 

이는 최근 미국 정치권이 제정을 추진 중인 이른바 ‘핫카법’과 관련한 합의다. 차량 뒷좌석 탑승자를 감지하는 안전 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핫카법은 지난 2017년 처음 제기됐으나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핫카법은 지난 7월 11개월 된 쌍둥이를 차량에 8시간 방치한 아버지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면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상원에서는 승객 존재를 감지하기 위한 ‘센서’의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과 운전자가 뒷좌석을 확인토록 하는 ‘알람’ 시스템 장착만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자의 경우 승객 존재를 감지하기 위한 초음파, 레이저 등 첨단 기술이 차량에 적용되어야 하지만 후자는 단순 알람 기능만 추가하면 된다. 현재 일부 시민단체와 의원들이 실제적 기술이 법제화되지 않으면 법 제정 의미가 없다며 센서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보유한 ROA 시스템이 업계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OA는 초음파를 통해 승객을 감지하는 기술로 운전자가 시동을 끄고 내린 뒤에도 뒷좌석에 사람이 앉아있거나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통해 이를 운전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는 △싼타페 △팰리세이드에 옵션으로 이를 적용했으며, 오는 2022년까지 전 차종에 이를 기본으로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현대차 ROA 시스템을 표준으로 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너럴모터스(GM) ‘뒷좌석 리마인더’ 등 현재 일부 완성차 업체가 보유한 비슷한 안전 기술은 시동 전후 도어 열림 알람과 같은 단순 기술에 그쳐 근본적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단체 ‘키즈앤카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차량에 갇혀 열사병으로 사망에 이른 14세 미만 어린이는 889명에 이른다. 올해 집계된 사망 사고만 34건에 달하며 매년 평균 38명의 어린이가 차량에 갇혀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