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車 공유서비스 시장 빅뱅?…그랩·고젝 합병 가능성 대두

-벤처 전문지 딜스트리트아시아 보도
-‘시장 상황·투자자 중복’ 합병 요인 거론

 

동남아시아 자동차 공유서비스 시장의 양분하고 있는 그랩과 고젝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회사의 주요 투자자가 겹치는데다가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합병의 근거다.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자매지 딜스트리트아시아는 미국 테크뉴스 더인포메이션을 인용, 양사 경영진이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만났고, 최근엔 합병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합병의 근거로 양사의 시장 내 지위와 상황 등을 꼽았다. 그랩과 고젝은 각각 동남아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최대 차량 공유업체의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출혈 경쟁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

 

양사의 경영진이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동문이라는 점도 합병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그랩의 창업자 앤서니 탄과 고젝 설립자 나디엠 마카림은 하버드대 경영대학(HBS) 재학 시절 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중복도 그랩과 고젝의 합병을 재촉하고 있다.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 비자(VISA)와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자동차 등이 양사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모두 올린 상태다.

 

합병에 대한 양상의 반응은 온도차를 보였다. 고젝 대변인은 "합병에 대한 계획은 없으며 최근 합병 논의에 관한 언론 보도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그랩은 주요 투자자들에게 "고젝 측은 합병이 이뤄지면 50:50의 거래를 원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양사 합병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독과점 문제 등을 이유로 규제 기관의 합병 승인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는 얘기다.

 

한편 고젝은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2조원)의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그룹으로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달과 결제 등 20여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차량호출, 음식배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143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