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젝, 1조5000억원 투자 유치 성공…그랩과 합병서 우위 선점?

-비자, 미쓰비시자동차 투자 참여
-"합병 논의 과정서 자금 수혈로 협상력 우위 확보" 평가

 

인도네시아 최대 자동차 공유서비스 기업인 고젝이 1조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수혈하는데 성공했다.

 

동남아 자동차 공유서비스 업체인 그랩과 합병 논의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높여 협상에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최대 차량 공유업체 고젝은 진행 중인 시리즈F에서 신규 투자금 12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카드업체 비자와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과거에도 고젝에 투자한 바 있다.

 

고젝은 이번 투자 유치로 유동성 확보하는 동시에 체질 개선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고젝의 생활형 서비스 고라이프(Go-Life)는 지난 1월 세탁서비스와 헤어스타일링을 포함한 5개 사업을 중단했다.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그랩과 진행하는 합병 초기 단계에서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점이 주목된다.

 

고젝은 공개적으로 합병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투자 유치 및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고젝이 합병 보다는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젝은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로 사업 지역을 제한하고, 다른 국가에서 철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젝은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2조원)의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그룹으로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달과 결제 등 20여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차량호출, 음식배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143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