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 과대평가? 월가서 커지는 벤처 거품론 '진실은'

 

기술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날로 커지며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투자자·소비자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 다우존스 시장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휴대폰 제조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 IT 기반 회사의 S&P 500 비중은 40%에 달한다. 닷컴버블이 커진 1999년의 37%를 넘어섰다.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목전에 둔 애플은 혼자서도 증시의 7% 이상을 차지한다. 모든 종목 중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다. 


최근 애플과 넷플릭스와 같은 인기 IT 기업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20년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 매김했고, 연간 8%가량의 이익을 얻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침체기에도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원격 근무 및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트렌드는 이러한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있을 때 기술 기업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좁은 기업 그룹의 이익 집중은 주식이 부문에 너무 의존하고 일부 이름의 상당한 하락이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999년 닷컴 버블이 터진 뒤 기술 부문은 대부분 폭락했다. 시장에 대한 은행의 영향력은 금융 위기를 앞두고 2006년에 정점에 이르렀고 에너지 주식은 2008년 지수 점유율에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했다.


안정적 수익 성장과 0에 가까운 금리로 그룹의 최근 상승을 정당화하는 기술 주식이 20년 전처럼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가는 거의 없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최근 기술주의 눈 부신 가격 상승이 더 큰 변동성을 불러올 거란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앨리슨 포터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 투자 관리자는 "우리는 필수 디지털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 전염병 기간 동안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과 함께 안정적 성장과 명성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의회가 추가적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 확대를 우려학 있지만, 기업과 소비자가 상품·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효율적으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미 증권가 분석가들은 올해 S&P500 기업 이익에서 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6%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24배에서 올해 28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 통신사들의 PER은 25배, 애플·페이스북·알파뱃·마이크로소프트 등은 30배, 넷플릭스 90배, 아마존 130배 등으로 PER가 여전히 과도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데이비드 레보비츠 JP모건 자산운용 전략가는 "경제의 광범위한 부분이 부진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추가 상승을 받았다. 고객이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주식만큼 비싸지 않은 해당 분야의 회사를 선호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전체로 봤을 때 이들 기업의 과도한 비중과 옵션 리스크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거란 관측은 적지 않다. 또 아마존·페이스북·알파뱃 등의 독점 우려와 규제 움직임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에도 이런 리스크가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이끄는 미 하원은 최근 의회가 IT 거인들이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을 다른 비즈니스 라인과 분리하도록 강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기조가 기술 기업의 해체 수준을 부르진 않겠지만 변동성 요인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제이콥 월터 블루프린트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로서 유일하게 긴장하는 것은 정부 개입 가능성"이라며 "다만 아마존과 전기 자동차 메이커와 같은 기술 기업, e커머스 기업에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