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히잡 시위 여성 구금 문제를 놓고 이란 정부에 경고를 보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에서 한 여성이 히잡 착용에 항의해 속옷 차림으로 다니다 경찰에 의해 강제로 구금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엔(UN) 인권 특별 보고관 ‘마이오 사토(Maio Sat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이 사건에 대해 끝까지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영상이 퍼지자 인권 운동가를 비롯해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현재 수감 중인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르게스 모하마디(Narges Mohammadi)’는 성명을 통해 “여성들은 불복의 대가를 치르지만, 결코 힘에 굴복하지 않는다”라며 “이 여성은 저항·분노·자유의 상징”이라고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 이란 지부 역시 그녀의 석방을 요구하며 “당국은 고문과 학대 없이 그녀의 인권을 보호하고, 가족 및 변호사와의 접견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그녀의 시위는 대학 경비원들의 히잡 강요와 괴롭힘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란 대학생 커뮤니티 ‘아미르카비르 뉴스레터(Amir Kabir Newsletter)’는 IRGC 정보기관의 지시로 그녀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대학교 측은 “그녀가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경찰서에 인계됐다”며 정신 건강 문제를 지적했고, 이란 국영 매체에선 한 남성이 등장해 “그녀가 두 아이의 어머니이며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과학기술대학 소녀’ 해시태그가 확산하며, 사람들은 그녀를 정신 건강 문제로 사건을 무력화하는 당국의 전략에 오히려 더 분노했다.
한편, 지난 2022년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착용 문제로 경찰에 체포되어 사망한 사건 이후 이란 여성들의 저항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히잡에 반대하는 또 다른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