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유치, 어떤 투자자가 좋을까-①


 

통신의 발달과 국경의 붕괴,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문화 교류는 전 세계 193개국을 하나로 묶었다. 공통된 룰과 원칙이 통용된다는 의미다.


룰의 통합이 가장 빠른 것은 자본이다.  자본은 무색무취하며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겨다닌다. 벤처 투자의 활동 양삭도 실리콘밸리의 룰이 세계화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액면주식과 무액면주식의 구분 없이 벤처기업이 설립 때부터 주당 1센트짜리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자칫 창업자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방어막을 쳐준 셈다. 한국의 경우라면 1원짜리 주식을 발행한다.


기업이 투자를 받을 때 벤처캐피탈은 벤처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한다. 주식의 발행가액은 1원이지만 밸류 평가 결과 평가 가치가 오르게 되면, 창업자로서는 보통주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우선주 투자를 선호하는 VC도 많다. 기업마다 상황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내용을 달라질 수 있다. 스타트업은 되도록 기업의 평가가치를 높여 많은 투자금을 끌어오고 싶을 것이고, VC로서는 되도록 좋은 조건에 투자하길 희망할 것다.


이런 간극에서 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VC들은 어떤 종류가 있고, 성격은 어떻게 다를까. 협상력에서 열위에 있는 스타트업들은 VC와의 밀고당기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외국계 VC
요즈마펀드,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여러 외국계 VC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대개 한국보다 외국계 VC가 보수적이고 교과서적 투자를 한다. 이론적 기업 가치 산정을 신뢰하고, 각 단계별 투자 프로세스를 정확히 밟아간다. 


대개는 기업 투자 논의가 시작되면 심사역들에 의한 협의와 기업 가치 평가 및 발전 가능성 연구, 심사역과 파트너들 간에 협의 등 지난한 합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에는 파트너들 간에 전원 합의가 이뤄져야 투자가 결정된다. 투자 뒤에도 관리가 철저하다.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그때그때 바로잡아가며 액셀러레이팅 활동을 펼치는 곳도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평가, 관리하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관리와 네트워크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펀드 규모가 수천억 단위의 큰 VC라면 관리가 소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수천억 대 펀드를 굴리더라도 수백억짜리 큰 스타트업을 소수 관리하는 펀드가 더 관리를 잘한다. 이런 VC의 투자를 받으려면 스타트업의 포텐셜이 그만큼 커야할 것이다. VC들도 수억원짜리 스타트업 여러 개보다 수백억짜리 소수를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2. 토종 VC
인터넷 비즈니스가 성행하기 전, 90년대 후반 IT 버블이 일었을 때를 전후해 생긴 1세대 VC들이 있다. 증권사 출신들이 주로 포진해 있으며, 펀드레이징 때 증권사나 금융계 자금도 적지 않게 모집하는 집단이다.


투자가 보수적이고, 투자 활동을 외부에 잘 드러내지 않는다. 소수의 VC들이 펀드를 주도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투자에 적극적이고 규모도 상당히 큰 편이다. 다만 리드 투자자가 없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리드 포지션을 잡은 VC와의 네트워크를 쌓아둔다면 기대한 것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하나벤처스나 KB인베스트먼트, KDB넥스트라운드 정통 상업은행들의 VC 참여도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의 일반 여신 업무로는 돈을 벌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 차원으로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벤처기업 투자와 융자를 묶는 형태의 새로운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3. 엔젤투자자
엔젤투자자는 대개 벤처를 하다가 엑시트 한 뒤 확보한 자본금으로 시드투자를 하는 사람이다. 일반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도 많지만, 대개는 벤처 기업으로 성공한 투자자다. 투자자마다 차이가 크겠지만, 대개 신기술과 아이디에 흥미가 많고, 자신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선호한다. 


담보 없이 투자를 집행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은 높지만,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함께 커나가는 것을 지향한다. 


4. 인큐베이터 투자자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역할로, 초기, 예비 사업자들에게 공간을 대여해주거나 매니지먼트에 대한 지원을 한다. 과거 투자자들이 전주의 역할을 하던 것과는 달리 자금조달, 홍보, 마케팅까지 도와준다.


인큐베이터들도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자사에 본격적으로 입주시켜 투자 등을 집행하고 투자자로 나서기도 한다. 최근에는 많은 VC들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계는 많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