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운전학원, 불법체류자 ‘면허 대리발급’…차량관리국 직원까지 연루

미국 스테이튼아일랜드 지방검찰이 불법 면허 대리발급자 명단을 공개했다. (사진=스태튼 아일랜드 지방검찰)

미국 뉴욕시 퀸즈의 한 운전학원이 불법체류자를 대상으로 금품을 받고 운전면허를 불법적으로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 뉴욕주 차량관리국(DMV) 소속 현직 시험관들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스테이튼아일랜드 지방검찰은 1일(현지시간) “퀸즈 지역 ‘T&E 운전학원’이 중국인 등 영어가 서툰 불법체류자 수십 명에게 시험을 보지 않고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관련자 20여 명을 대규모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DMV 시험관들과 공모해 실제 시험 없이 통과 처리하거나 제3자가 시험을 대신 보도록 하는 방식으로 면허를 발급받게 했다. 대가로는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는 금품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된 DMV 직원은 티안나 로제 안도리나, 에드워드 타릭 퀸 등으로 최소 2022년부터 수년간 이 같은 행위를 반복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시험관들이 대가를 받고 공문서를 허위 작성한 것은 공공 안전과 행정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사는 뉴욕시 검사, 뉴욕주 차량관리국, 국토안보부 등 관계기관이 함께 진행한 ‘로드 테스트 작전(Operation Road Test)’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백 건의 불법 발급 면허가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소된 피의자들은 사기, 공문서위조, 증거은닉 등 혐의로 입건됐지만, 뉴욕주 형사 사법 개혁법에 따라 보석 없이 석방됐다. 다만, 여권은 압수 조치 됐으며 해외 출국은 제한된다.

이외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동부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코네티컷주 워터버리에 거주하는 세자르 아우구스토 마르틴 헤이스(28)는 2020년부터 뉴욕과 매사추세츠 거주지를 허위 신고하거나 타인의 신분을 이용해 약 600명 이상의 불법체류자에게 운전면허를 대리 발급해준 혐의로 지난달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오는 9월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최대 징역 18년형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뉴욕주의 이른바 ‘그린라이트법(Green Light Law)’때문이란 분석이다.

해당 법은 불법체류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운전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으로 2019년 제정 이후 연방정부와의 갈등을 빚어왔다.

현재 미국 내에서 뉴욕을 포함한 19개 주와 워싱턴 D.C.가 유사한 법률을 통해 불법체류자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하고 있으며, 각 주 정부는 “공공 안전과 이민자의 최소한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부정 발급 사건은 공공기관의 부패와 범죄조직의 개입 가능성까지 드러내며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TheSpe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