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기내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조배터리에 대한 업계 최초의 엄격한 규제를 도입한다.
오는 28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되는 이번 규정에 따라 승객들은 보조배터리를 가방이나 수화물 칸에 보관하지 않고 반드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 측은 “가방 속이나 위탁 수하물 칸에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며 “승객과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발화할 경우 신속한 대처를 위해 보조 배터리를 항상 확인 가능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증가하는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는 착륙 직전 수하물 칸에 있던 보조배터리가 발화해 객실에 연기가 가득 차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현재까지 배터리 관련 사고가 19건 발생했으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89건이 보고됐다.
사우스웨스트는 아직 정식 시행 전이지만, 이미 앱을 통해 승객들에게 새 규정을 알리며 준비를 당부하고 있다. 한 레딧 사용자는 “보조 배터리를 가방에 넣지 말고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라”는 내용의 알림을 받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우스웨스트 외에도 전 세계 항공사들이 보조배터리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수하물 칸에 보관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백에 넣거나 단자 절연테이프 처리 의무화를 시행 중이다. 싱가포르항공·타이항공은 기내서 보조 배터리 사용 자체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도 최근 FAA의 권고에 따라 위탁 수하물에 대한 리튬배터리 보조배터리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FAA는 “게이트에서 위탁하는 기내 휴대용 가방에도 예비 리튬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를 넣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승객이 기내로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고 명시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비록 통계상 위험도는 낮지만(미국 항공사 주당 18만 편 대비), 한 번의 사고라도 치명적일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지난 1월 에어부산 기내에서 발생해 승객 7명이 다친 화재 사고(원인 미확인) 이후 항공사들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승객들은 보조배터리를 사용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할 전망이다. 여행 시 보조배터리를 별도로 꺼내 휴대하거나, 필요시에만 사용하는 습관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 점검을 통해 추가 규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월 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사고 이후 정부가 시행한 ‘보조배터리 비닐봉지 정책’에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6월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국토부는 현장의 다양한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충분히 수렴해 다음 달 중 보조배터리 비닐봉지 개선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지난 5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