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스젠더 여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무릎을 꿇으며 항의한 미국 펜싱 선수 스테파니 터너가 실격 처리된 뒤 의회에 출석해 스포츠계의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DOGE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펜싱 선수 스테파니 터너는 트랜스젠더 여성과의 경기를 거부하고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항의했으며 이로 인해 대회에서 실격 처리됐다고 증언했다.
터너는 지난 3월 30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USA 펜싱 체리 블라썸 오픈’에 참가해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레드먼드 설리번과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직전 출전을 거부하고 무릎을 꿇는 행동을 보였고 주최 측은 이를 이유로 실격 조치했으며 미국 펜싱 협회는 추가로 12개월간 보호관찰 징계를 부과했다.
터너는 청문회에서 “여성만 참가하는 경기인 줄 알고 등록했지만 경기 전날 상대가 생물학적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미 참가비와 장비 구입, 훈련에 많은 투자를 한 상태였고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스젠더 정책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분위기였고 이후 모욕과 위협 커뮤니티 내 배제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전직 배구 선수 페이튼 맥냅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설 트랜스젠더 선수와의 경기 중 얼굴에 공을 맞고 기절한 경험을 밝혔다.
맥냅은 “경기 이후 뇌진탕과 시력 저하, 부분 마비 증상을 겪었다”며 “상대가 생물학적 남성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공화당 의원들은 터너와 맥냅의 발언을 지지하며 여성 스포츠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의원은 “여성 선수들이 생물학적 남성과 경쟁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스포츠 보호 행정명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발하며 청문회의 방향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간사 멜라니 스탠스버리 의원은 “두 증인의 고통은 안타깝지만 이를 근거로 여성 스포츠를 제한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날선 공방 속 마무리됐으며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문제는 정치권 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5일 ‘여성 스포츠에 남성 참가 금지’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