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금융주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비재 및 생활밀착형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적 전환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글로벌 주류기업 컨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다. 코로나, 모델로 맥주, 메이오미 와인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해당 기업에 대해 버크셔는 기존 보유지분 560만 주에서 1200만 주 이상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이로써 전체 지분의 약 6.6%를 확보하게 됐으며, 투자 규모는 약 22억 달러(한화 약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소식에 컨스텔레이션 브랜즈 주가는 장 마감 후 2.7% 상승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버크셔는 시티그룹 주식 1460만 주를 전량 매각하는 등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를 대폭 축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원 등 다른 금융주 지분도 줄였으며, 브라질 핀테크 기업 누뱅크(Nubank) 지분도 모두 정리했다.
이러한 조정과 함께 버크셔는 도미노 피자, 풀 코퍼레이션, 시리우스 XM, 베리사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등 다양한 소비재 및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단, 애플에 대한 기존 지분은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포트폴리오 재편 결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및 단기 국채 보유액은 3,477억 달러(약 473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향후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워렌 버핏은 2025년 말 CEO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며, 후임에는 그동안 후계자로 거론돼 온 그렉 아벨(Greg Abel) 부회장이 내정됐다. 버핏은 회장직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며, 아벨 부회장은 에너지 및 철도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