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해군 훈련함 ‘쿠아우테목(Cuauhtémoc)’이 미국 뉴욕의 상징적인 건축물 브루클린 브리지와 충돌하여 사관생도 2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후 8시 24분경 발생했으며, 훈련함 쿠아우테목이 이스트강 피어 17에서 출항한 지 불과 5분 만에 브루클린 브리지 하부를 강타했다. 이 충격으로 훈련함의 마스트 3개가 파손됐고, 마스트 위에서 작업 중이던 사관생도 아메리카 산체스와 22세의 아달 하이르 마르코스가 숨졌다. 부상자 19명 중 11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사고 초기 기자회견에서 277명을 태운 훈련함이 브루클린 브리지에 충돌했으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NTSB는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9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전문 조사관들로 구성된 ‘고(Go) 팀’을 현장에 급파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조사팀에는 항해, 기계, 교량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선박 엔진 결함 여부, 예인선 대응의 적절성, 강한 조류 및 시속 16~26km에 달했던 북동풍 등 외부 환경 요인, 선박의 항해 데이터 기록장치 분석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마이클 그레이엄 NTSB 위원장은 멕시코 정부와 협력하여 선박 접근 및 데이터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예비 조사 보고서는 30일 이내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직후 뉴욕시 교통국이 브루클린 브리지의 구조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주요 구조물에는 심각한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고 여파로 다리 양방향 통행이 약 40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선박 조종사 측은 이스트강의 조류나 물살보다는 선박의 갑작스러운 역방향 가속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기계적 결함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미국 정치권에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해안경비대의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국토안보부의 채용 동결 조치를 비판했으나, 해안경비대는 관련 지적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정부는 숨진 사관생도 2명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훈련함 쿠아우테목은 맨해튼 남부에 정박해 있으며, 수리 작업을 마친 후 멕시코로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