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AI 로봇 개가 반려견 위협…’디스토피아 현실’ 논란

뉴욕 시내에서 로봇 개가 실제 반려견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세브달리자 틱톡)

뉴욕 시내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개가 실제 반려견을 위협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영상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첨단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했다.

이란계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 세브달리자가 공개한 영상에는 뉴욕 거리에서 AI 로봇 개와 산책하던 중 마주친 실제 반려견에게 로봇이 갑자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로봇 개는 반려견을 인식하자마자 몸을 돌려 급속도로 접근했고, 이에 놀란 반려견은 공포에 질린 듯 뒷걸음치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네티즌들이 “디스토피아 영화 속 장면 같다”, “공상과학 드라마 ‘블랙 미러’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첨단 기술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세브달리자는 과거 자신의 외형을 복제한 휴머노이드 로봇 ‘달리아’를 제작해 전시한 바 있는 테크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 이후에도 그녀는 논란 속에서 로봇 개를 “매우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

로봇 개 기술은 원래 군사 및 산업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최근 상업용 모델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식 상용 모델들은 얼굴 인식, 객체 추적, 반려동물 행동 모방 등 고도화된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가격대도 수백 달러에서 수만 달러에 이르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화염방사기 기능을 장착한 ‘서모네이터’ 같은 극단적 모델은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뉴욕 경찰(NYPD)은 2021년 범죄 현장 대응을 위해 ‘디지독’ 로봇 개를 도입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NYPD가 다시 한번 로봇 개의 현장 투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도시 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로봇과 생명체가 공존해야 할 미래 사회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윤리 기준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한다. 특히 AI를 탑재한 로봇의 공공장소 출입에 대한 명확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려동물과 로봇의 상호작용 관련 법적 기준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기술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