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젊은층, 주택 구매 포기”… 위험 투자·비필수 소비 증가

미국의 젊은 층이 주택 가격이 급등으로 집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 (사진=모션엘리먼츠)

미국의 젊은 세대가 주택 가격 급등과 높은 금리 등으로 내 집 마련 가능성이 낮아지자 고위험 투자와 비필수 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세대적 비관주의(generational pessimism)’로 규정하고 장기적 자산 격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이승형과 시카고 대학교의 유영근이 공동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출생한 미국 밀레니얼·Z세대가 부모 세대에 비해 은퇴 시점까지 주택을 소유할 확률이 약 9.6%포인트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주택 소유 가능성이 낮아지면 소비·노동·투자 행동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집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지자 저축 대신 소비를 늘리고, 안정적 자산보다 고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진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내 젊은 세대는 암호화폐·고변동성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명품·여행·전자기기 등 즉각적 만족을 주는 비필수 소비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재정적 허무주의(financial nihilism)’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택 구매 가능성 하락은 노동 의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따르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최소한으로 일하기(quiet quitting)’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기존 동기구조가 약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주택 위기가 경제·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주택 문제가 단순한 시장 현상을 넘어 젊은층의 희망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노동시장 참여, 소비 구조, 투자 패턴 등 다양한 영역에 장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대응과 관련해 연구진은 “단순 현금 지원보다 주택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표적 보조 제도가 더 효과적”이라며 “주택 소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젊은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세대 간 자산 불평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20·30대의 주거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월세 비중이 크게 늘어 자가 확보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 가격과 전·월세 비용이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서면서 젊은층의 자가 보유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전세→자가’로 이어지는 기존의 주거 사다리도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집 구입 가능성이 낮아지자 일부 젊은층은 소비 지출을 현재의 생활 편의와 만족으로 돌리고 금융투자 등 비주거 자산에 관심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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