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보낸다’ 문자·신체 사진 공개…美 민주당, 앱스타인 자료 추가 공개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추가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미국 연방의회 하원 소속 상임위원회)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DoJ)의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 공개 시한을 앞두고 엡스타인 유산에서 확보한 새로운 사진들을 추가로 공개하며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18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의 자택과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는 사진 수십 장을 공개했다. 사진들은 촬영 시점과 설명이 없는 상태로 제공됐으며 일부 사진에는 러시아계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Lolita)의 문구가 여성의 신체에 적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추가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미국 연방의회 하원 소속 상임위원회)

이번 조치는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에 따라 엡스타인 관련 수사·기소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기한을 불과 48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해당 법은 지난달 초당적으로 의회를 통과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서명해 법률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이번 사진 공개가 법무부의 자료 은폐 의혹을 차단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여름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할 엡스타인 관련 문건은 없다”고 밝히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이는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엡스타인 파일의 전면 공개를 약속했던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추가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미국 연방의회 하원 소속 상임위원회)

공개된 사진에는 여성의 가슴과 발, 목, 척추 등에 롤리타의 문장이 적힌 모습이 포함됐으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얼굴이 가려진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과 언어학자이자 철학자인 노엄 촘스키가 엡스타인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장면도 담겼다.

또 영화감독 우디 앨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활동했던 스티브 배넌,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 등이 등장하는 사진도 포함됐다. 다만 민주당 측은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존재 자체가 불법 행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브룩스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성명을 통해 “브룩스는 2011년 다수 인사가 참석한 공개 행사에 취재 목적상 참석했을 뿐, 엡스타인과 개인적 관계를 맺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 자료에는 정보가 가려진 여러 외국 여권 사진과 엡스타인의 미국 여권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러시아 출신 18세 여성에 대해 언급하며 “소녀들을 보내겠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긴 문자 대화 캡처 이미지도 공개돼 추가 논란을 낳고 있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성명에서 “엡스타인 유산에서 나온 사진과 문서를 계속 공개해 미국 국민에게 투명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법무부가 실제로 어떤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의 은폐를 끝내야 하며, 법무부는 즉각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 내부에서는 방대한 자료를 기한 내 공개하기 위해 고강도의 검토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로와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국가안보국 소속 검사들은 추수감사절 이후 1인당 1천 건이 넘는 문서를 검토해 왔으며, 가림 처리 기준에 대한 내부 지침은 불과 몇 쪽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촉박한 일정 속에 수천 쪽의 자료가 검토될 경우 과도한 비공개 처리나 실수로 인한 민감 정보 노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진 공개는 엡스타인의 오랜 측근으로 현재 성매매 범죄로 20년형을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이 연방법원에 재심을 요구하는 인신보호청원(habeas petition)을 제출한 직후 이뤄졌다. 맥스웰은 최근 공개된 민사소송 기록과 정부 문건 등을 근거로 “유리한 증거가 은폐되고 허위 증언이 제시돼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던 2019년 연방 구금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자살로 결론 났다. 그러나 그의 사망 이후에도 수사 범위와 공범, 유력 인사 연루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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