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로 쌀에 포함된 비소 함량이 높아지며 한국인의 주요 식재료인 쌀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랜싯 플래닛 헬스’는 기후 변화로 인해 쌀 속 무기 비소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암 등 질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식물생리학자 루이스 지스카 교수를 비롯한 미국·중국 공동 연구진이 6년 동안 수행했다.
연구진은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쌀을 재배하고 쌀알에 포함된 비소 함량 변화를 측정했다.
쌀은 대부분 물을 가둬 재배하는 논에서 자라며 다공성 구조로 인해 물속의 성분을 쉽게 흡수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무기 비소는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로 피부암, 방광암, 폐얌, 실혈관 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 기온과 이산화탄소가 동시에 상승한 환경에서 재배된 쌀에서는 무기 비소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국가에서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연구진은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쌀 소비량이 많은 베트남, 인도네이사아, 중국, 필리핀, 미얀마, 인도 등 아시아 7개국을 분석했으며 이들 국가에서 장기적으로 질병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이처럼 쌀의 비소 농도 증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제적 기준은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식품 내 비소 농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주식 작물의 독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