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금·은 법정통화로 인정…2026년 시행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가 금과 은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6년 7월부터 플로리다 내에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금화와 은화를 채무 상환이나 세금 납부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하원법안 999(HB 999)에 서명하고, 금과 은을 통화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을 공식화했다. 해당 법안은 순도 99.5% 이상의 금화와 99.9% 이상의 은화에 대해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하며, 이들 귀금속은 주 판매세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단, 해당 주화에는 제조 정보와 무게, 순도 등이 명확히 각인돼 있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금과 은의 사용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선택 사항이며, 의무는 아니다. 일부 금융 서비스 업체는 금과 은을 수용해야 하지만, 주 정부는 전자적 방식으로만 해당 귀금속을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실물 보관 및 위조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법안은 금과 은을 보관하거나 거래를 중개하는 수탁자에 대한 규제 방안도 담고 있다. 해당 업체는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소비자에게 거래 내역과 관련 위험에 대해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 플로리다 재무국과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오는 11월 1일까지 시행령 등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2026년 입법 회기에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는 연방정부의 통화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실물 기반의 통화 자율성을 지지한다”며 “경제적 자유와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