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내년에도 신조 발주 모멘텀 이어진다

탈탄소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고유가에 해양플랜트도 발주 급증

 

조선업계의 신조 발주 모멘텀이 2024년에도 이어진다는 기대가 크다.

 

2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내년 친환경 선박, 해양플랜트 부문의 신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 리서치는 해운·조선업계에 탈탄소화가 강조되면서 친환경 선박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조선소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56척의 대체연료 추진선을 수주했다. 클락슨 리서치는 내년 들어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 잔량 비율이 2%에 불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발주 강세도 예상된다. VLCC는 주로 원유의 장거리 운송에 쓰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을 막고, 러시아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인도향 수출을 늘리면서 원유의 대륙간 이동이 줄면서 원유 운송은 줄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유조선 발주가 지난해 연간 발주량을 넘어섰다. 내년에도 신조 발주가 이어져 유조선 시장의 반등 조짐이 보인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고, 러시아에 대한 석유수출 규제가 풀리게 될 경우 유조선 발주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VLCC 노후 교체 수요에 따른 신조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박은 통상적으로 20년 정도 사용하면 폐선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선령 15년 이상 VLCC 노후선 비중이 전체 29%에 달했다. 

 

현재 VLCC 신조선가는 작년 말 대비 약 7% 오른 1억2800만 달러(약 1733억원)로 기록했다. 

 

고유가에 해저에 매장된 석유·가스 등을 탐사·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어난다. 올해 1~7월까지 해양플랜트에 투자된 금액은 총 895억 달러(약 121조 2000억 원)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사와 총 1조5800억 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기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원유 시추선(드릴십)을 매각했다.

 

영국 해운 중개업체 애로우쉽브로킹(Arrow Shipbroking)의 신조선&탈탄소(Newbuilding & Decarbonisation) 부문 토마스 브레이스웰(Thomas Bracewell) 대표는 "현대식 친환경 선박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신조 수요는 지속적으로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것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