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비츠'를 앞세우지 않았나

2014년 애플은 헤드폰 제조사 비츠 일렉트로닉스와 음원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비츠 뮤직을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애플은 추락하고 있던 아이튠즈 명성을 회복하고자 비츠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이후 애플은 비츠뮤직을 기반으로 애플뮤직으로 선보였다.

반면 헤드셋 등 음향장비에 대해서는 5년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연동시켜 홍보에 이용하지 않는 등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게 했다.

비츠의 헤드셋 등을 온라인 스토어 음악액세서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도에 머물렀다.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에 AKG 이어폰을 넣고 홍보하기 시작했고 LG도 덴마크의 세계적인 음향장비 기업인 뱅 앤 올룹슨과의 협업을 통해 V시리즈의 DAC와 이어폰을 포함시켰을 때 'B&O'라는 로고를 박아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한 것이다.

관련업계는 애플의 이런 정책결정에 HTC의 사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TC는 지난 2011년 비츠오디오를 적용한 스마트폰 '센세이션XL'를 출시한 바 있다.

닥터드레이어폰을 제공하고 스마트폰 뒷면에 비츠의 로고를 넣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비츠'가 구축한 역동적이면서도 힙한 브랜드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은 운동을 하던 클래식을 듣던 생활 전반에서 사용되지만 '비츠'의 헤드셋 등은 힙합과 스포츠 등에 특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츠의 이런 이미지를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구매자와 좋아하지 않는 구매자에게 '비츠'의 이미지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이미지 소비만이 진행될 뿐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이런 비츠의 브랜드 특성을 이해했으며 굳이 애플이 구축한 이미지에 비츠를 끼워놓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비츠가 독립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에어팟 등의 애플 독자 브랜드를 구축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과 LG가 각각 앞세운 AKG와 B&O는 고급 오디오 브랜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츠와 이미지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츠는 5월 에어팟처럼 선이 없는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 '파워비츠 프로'를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