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나선 현대상선, '극동-북유럽' 노선 전략 전면 수정

-공급 과잉 노선 생산량 제한 및 수익성 제고 위해 영업전략 변경

현대상선이 극동과 북유럽을 연결하는 아시아·북유럽(AEX) 노선에 대형 선박을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공급 과잉에 따라 생산 능력을 제한하는 조치로, 일각에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적자 노선 폐쇄라는 주장도 나온다. 

22일 현대상선은 극동 노선의 경우 무역 거래자들이 많은 생산 능력을 제공하고 있어 AEX 노선 영업 전략을 전면 수정키로 했다.

당초 현대상선은 오는 4월 말부터 해당 구간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운항 중인 4728~5466 TEU에서 6350~6754 TEU 파나막스급 선박을 대체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공급 과잉이 이어져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선박 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는 극동-북유럽 간 노선 공급 과잉에 따라 과용량을 제한하기 위해 운항 횟수를 줄이고 있다.

중국 국유 해운기업 중국원양해운(COSCO)그룹과 프랑스선사 CMA CGM, 대만선사 에버그린, 홍콩 OOCL 등으로 구성된 해양동맹은 5월 초 중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항해를 취소했으며, 하팍로이드,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 양밍 등으로 구성된 해운동맹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로 인해 5월 상반기에만 AEX 노선의 항해 가용 용랭이 20% 감소할 전망이다.

프랑스 해운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 분석에 따르면 5월과 6월 극동과 북유럽 구간이 운항 해운사는 지난 7년 동안 전년 대비 꾸준히 7% 늘어난 반면, 화물 공급량은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는 노선을 시작으로 단계적 폐쇄 또는 변경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새 선장으로 배재훈 사장을 맞이한 현대상선은 체질 개선과 수익성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항로는 미주·구주(유럽)·아주(아시아)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메인은 미주 노선이다. 아시아 노선은 고정비가 높아 적자노선으로 꼽힌다. 이에 적자노선인 아시아 노선을 포기하고 미주, 구주 노선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배재훈 사장은 최근 런던에 위치한 현대상선 구주본부를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영업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덴마크와 스위스를 찾아 해운동맹을 맺고 있는 글로벌 1위 선사 머스크와 2위 MSC 등을 만나 협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재훈 사장은 최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주요 화주·글로벌 선사와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현대상선의 적자 노선 체질 개선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경영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