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화질 콘텐츠 '글로벌 동맹' 강화…美유니버설 합류

-프리미엄 TV시장서 美·中·日 업체 추격 따돌리기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화질 콘텐츠 기술 표준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우군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유니버설과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10+'를 반영한 홈엔터테인먼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니버설은 영화 'E.T.', '쥬라기공원' 시리즈 등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다. 삼성전자 'HDR 10+'는 영상 콘텐츠의 매 장면 밝기와 명암비를 최적화해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 입체감을 높이는 영상표준 규격기술이다.

 

양측은 이번 제휴에 따라 올해 수십여편의 콘텐츠를 신규로 제작하거나 기존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첫 작품은 오는 3분기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와도 제휴를 맺었으며, 이에 따라 워너브러더스는 지금까지 70편 이상의 HDR 10+ 적용 콘텐츠를 선보였다.

 

20세기폭스와는 'HDR 10+'의 인증 및 로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과 'HDR 10+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일본·미국에 HDR10+ 인증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중국에도 인증센터를 설립해 TV 제조사·콘텐츠 사업자들의 HDR10+ 로고·인증프로그램 참여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로고와 기술 사용료는 무료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영화 제작사와 콘텐츠 제휴에 나선 것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국, 일본, 중국 가전업체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판매금액 기준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2006년 이후 13년 연속으로 TV 판매 1위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삼성 TV는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는 54.4%의 점유율로 10대 중 5대,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는 44.3%의 점유율로 10대 중 4대꼴로 판매됐다.

 

콘텐츠 업체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그동안 콘텐츠 업체들은 경쟁 기술 규격인 '돌비 비전'에 천문학적인 라이센스 비용을 내왔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 콘텐츠 확보를 위해 콘텐츠 업체들에게 HDR10+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HDR10+를 통해 변환한 콘텐츠는 삼성TV에서 최적의 화질로 시청할 수 있다"며 "콘텐츠 업체들과 TV업체들이 이를 연이어 채택하면서 삼성전자 주도의 초고화질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