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육성 총력…美 에피닉스 협업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육성에 드라이브를 건다. 미국 에피닉스(Efinix)와 협업해 프로그래머블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비메모리 1위'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에피닉스와 10나노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퀀텀 eFPGA'를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회로를 변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등 사용처가 다양하다.

 

이번 파트너십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핀펫(FinFet) 기술과 에피닉스의 선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공정을 결합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추진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10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기반으로 칩을 생산한다. 핀펫은 반도체 제조 공정을 칩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이다.

 

에피닉스는 반도체 공정 기술인 퀀텀 아키텍쳐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회로면적을 최대 4배 줄이고 전력효율성을 2배 가까이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에피닉스와의 협업으로 비메모리 분야를 적극 키운다는 전략이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작년 4분기부터 지속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비메모리 포트폴리오 강화는 더욱 절실해졌다.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면 비메모리는 연산과 추론, 제어 등을 담당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 수요가 늘면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전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3109억 달러(약 355조원)이다. 향후 5년간 연평균 4.8%씩 성장해 2020년 3747억 달러(약 42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인 0.8%보다 높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비메모리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었다. △모바일AP·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 △차량용 반도체 개발 확대 △파운드리 선두(대만 TSMC) 추격 등을 주요 전략으로 세우고 2030년까지 비메모리에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7년 초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에피닉스에 투자한 이후 양사의 협력 관계가 더욱 진전을 이루게 됐다"며 "향후 삼성의 기술력을 더해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공정 기술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