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 주목한 스타트업'…소프트뱅크 6대 투자 분석

-1000억 달러 규모 비전펀드 운용
-이커머스·모빌리티 등 6개 분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커머스·물류를 비롯해 핀테크, 미래 모빌리티, B2B, 헬스케어, 부동산 등 6대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11일 일본 닛케이 등에 따르면 닛케이는 미국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와 공동으로 소프트뱅크가 주력하고 있는 6대 투자 분야를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8년 국내외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110건에 달하는 펀딩에 참여했다. 손 회장은 이들 기업에 총 390억 달러(약 46조6245억원)를 투자했다.

 

◇'유통 넘버원'…이커머스·물류 '집중'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8년 이후 이커머스와 물류 분야에 22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커머스 분야는 타 분야와는 달리 지역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각 지역의 중요 핵심 기업에 대량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 유니콘 쿠팡(Coupang)과 인도네시아 토코피디아(Tokopedia)는 해당 국가의 최대 이커머스 기업이다. 또한 인도의 아기용품 판매 사이트 퍼스트크라이(FirstCry)는 소프트뱅크로 부터 3억 달러(약 3600억원)을 유치했다.

 

또한 중남미에서 음식 배달 스타트업에도 출자했다. 우버와 콜롬비아 라피(Rappi), 중국 택시 앱 디디추싱(滴滴出行) 3개사는 소프트뱅크에서 총 200억 달러의 출자를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남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류의 경우 미국 음식 배달 앱인 도어대시(Door Dash) 부터 중국 트럭배차 앱 만방집단(Manbang Group)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커머스 스타트업인 브랜드리스는 지난 10일 폐업을 선언했다. 비전펀드의 투자처 기업의 폐업 제1호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년 자율주행차로 피자배달 스타트업 줌피자(Zume Pizz)에 4억5000만 달러(약 54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줌피자는 지난달 1월 피자의 생산에서 철수하고 지속 가능한 피자 용기 생산 쪽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미래 금융 핀테크도 '주목'

 

소프트뱅크는 다수의 핀테크 기업과 보험 회사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의 온라인 대출 회사 콩피오(Konfio)에 투자했다. 기업 운영 자금을 대출하는 영국 그린실(Greensill)에 총 15억 달러(약 1조 8000억원)를 투자했다. 이어 멕시코의 카드 결제 서비스 크립(Clip)의 시리즈C 펀딩에도 참여했다.

 

소프트뱅크에 의한 핀테크 투자는 대부분이 중남미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중남미 지역의 테크놀로지 기업에 특화된 운용 자금 50억 달러짜리 ‘이노베이션 펀드’가 있기 때문이다. 남미는 지난해 핀테크 투자가 가장 급증한 시장이다.

 

보험에서는 인도의 보험 비교 사이트 폴리시바자르(PolicyBazaar)나 미국 보험 앱 레모네이드(Lemonade)에 투자했다.

 

◇우버 등 모빌리티 투자…자율주행도 '관심'

 

소프트뱅크는 최근 2년간 자동차, 모빌리티 분야의 기업 12개에 출자하고 있다. 우버와 그랩도 그 안에 포함된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모빌리티 투자는 카쉐어링 등 공유 자동차로 제한하지 않고 자율주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자율운행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현재 신선식품 등을 자율주행 배달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미국 뉴로(Nuro)에 9억4000만 달러(약 1조 1200억원)을 출자했다. 뉴로에는 신선식품 배달이라고 하는 자동운전 기술의 명확한 용도가 있지만, 머지않아 자율주행의 장거리 트럭이나 물류 등 이 기술의 이용을 확대할 가능성을 주목했다는 평가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자율주행 개발 부문인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그룹(ATG)에 토요타와 덴소 등과 공동으로 10억 달러(약1조 2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업계에는 ATG가 우버 상장 전에 분사할 때 투자, 소프트뱅크의 타이밍을 주목한 바 있다.

 

◇'업무 효율·자동화' 노린 B2B

 

소프트뱅크는 B2B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을 다루는 기업 12개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 입력과 고객 서비스 등 정형 업무의 를 지원하는 스타트업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에 투자했다. 지난 2018년에 3억 달러(약 3600억원)을 투자했으며 시리즈B 펀딩에도 참여했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는 기업 가치가 68억 달러(약 8조원)으로 평가됐다.

 

또한 미국의 자동화 로봇을 다루는 재고 관리 기업인 페치 로보틱스에도 투자했다. 지난해 페치 로보틱스 펀딩 4600만 달러(약 550억원)에 참여했다.

 

◇'100세 시대'… 헬스케어

 

소프트뱅크는 2018년 초 바이오테크와 제약, 의료보험 등 헬스케어 기업 8곳에 투자했다.

 

지난 1월 온라인 처방 약을 배달하는 미국 알토 파머시(Alto Pharmacy) 투자에 참여했다. 알토 파머시의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또한미국의 바이오텍 기업인 10X지노믹스(10X Genomics)의 시리즈 D 펀딩에 참가했다. 10X지노믹스 상장을 완료, 상장 당시 시가 총액은 36억 달러(약 4조 3000억원)로 주목받고 있는 신생 바이오기업이다.

 

이와 하께 소프트뱅크는 영국 제약 벤처인 로이반트 사이언시스(Roivant Sciences)와 미국 스타트업인 릴레이 테라퓨틱스(Relay Therapeutics)도 대규모 투자했다. 이밖에도 미국 의료보험 서비스기업인 콜렉티브 헬스(Collective Health)에도 참여했다.

 

 

◇가치 투자 '부동산'…‘기대반 우려반’

 

부동산 분야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위워크(공유오피스)에 출자한 95억 달러(약 11조 3000억원)이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모두 5번 참가했으며, 전환사채나 기존 주주들로부터 주식도 매입했으며, 60억 달러(약 7조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도 제공했다.

 

여기에 △위워크재팬 △위워크차이나 △위워크퍼시픽 등 아시아 태평양 부문 3개사에도 각각 투자했다.

소프트뱅크의 거듭된 투자로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470억 달러(약 56조원)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 등 문제가 발생, 기업 가치는 80% 이상 축소된 80억 달러(약 9조 5000억원)으로 추락했다. 상장 계획도 장기 보류된 상태다.

 

위워크 외에도 미국 건설 스타트업인 카테라(Katerra)와 친환경 유리를 생산하는 뷰(View), 부동산 플랫폼인 컴퍼스(Compass) 등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