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 30년 만에 미국 시장 복귀..'푸조' 첨병 역할

-e모빌리티 앞세워 북미로
-미국 내 생산 생각 안해…관세부과 시 난관

프랑스 PSA그룹이 푸조를 앞세워 30여년만에 북미시장에 재진출 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PSA 2018년 재무결과 발표에 참석한 카를로스 타바레즈 회장이 푸조의 미국시장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PSA그룹은 2016년 북미시장 재진출 계획 등을 담은 신경영전략 '푸시 투 패스(Push to Pass)'를 발표한 이후 푸조, 시트로엥, DS, 오펠 등 다양한 브랜드를 저울질하다 최종적으로 푸조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푸조는 지난 1991년 판매부진과 비용 상승 등의 요인이 겹쳐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푸조는 1980년 미국시장에서 연간 2만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1990년에는 불과 429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었다. 시트로엥은 그보다 앞선 1976년 미국에서 철수했다.

뉴 푸조 508 스포츠(사진=푸조)
2016년 이후 PSA가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e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한 순차적 진출이었다.

PSA는 2017년 10월 미국 시애틀에서 다양한 카셰어링 업체와 고객을 연결하는 '프리2무브(Free 2 Move)'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리2무브'는 하나의 앱으로 승용차, 대중교통, 스쿠터,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을 제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워싱턴dc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SA는 이 서비스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승용차, 대중교통, 스쿠터, 자전거 등의 선호도, 습관 등 방대한 빅 데이터를 구축했다.

방대한 빅 데이터를 토대로 PSA는 푸조의 미국 재진출을 타진했다.

푸조의 미국 진출에는 미국내에서 푸조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 등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도 이유로 보인다.

래리 도미니크 PSA 북미지역본부장은 "푸조가 1991년 철수했지만 브랜드에 대한 인식와 인지도가 여전히 높아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다.

PSA는 푸조의 북미시장 판매 범위를 미국 15개주, 캐나다 4개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PSA가 순차적인 계획하에 푸조의 미국 시장 재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수입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함에 따라 EU수입차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붙을 가능성이 있다.

PSA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두지 않기로 결정했으므로 관세가 부가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도미니크 본부장은 "충분한 판매량이 나오기 전에는 미국 내 생산시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PSA의 미국 시장 재진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성일 기자 hong62@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