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부족난 해결한다" 대한항공, 美대학과 '맞손'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과 '조종사 진로 프로그램' 공동 진행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조종사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항공대학과 손을 잡았다. 조종사 양성과정 중 연계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해 신규 조종사 양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학으로 유학 가는 조종사 지망생은 물론 해당 대학 졸업생까지 대한항공에 입사할 확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ERUA)은 대한항공과 조종사 진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프레스콧과 플로리다주데이토나비치에 위치한 ERUA는 항공우주 분야에 특화된 연구중심의 사립대학교로 유명하다.

ERUA이 대한항공처럼 국제 항공사와 연계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다양한 항공 대표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조종사 훈련과정만 진행해왔다. 아직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커리큘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조종사 양성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알란 스톨저 ERUA 학과장은 "앞으로 향후 20년간 26만1000명의 신규 조종사 수요가 발생할 것 전망된다"면서 "특히 조종사 부족 현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도드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간 40명 정도의 신규 조종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리 버틀러 ERUA 대학 총장 역시 "이번 과정은 향상된 항공 교육을 지원하고, 전 세계 항공 회사의 인력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종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파트너를 맺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ERUA로 유학 온 다국적의 유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한국 유학생이라는 관측이다. 

한국 유학생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취업을 위해 다시 한국으로 가기 전 엠브리리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비행 훈련에 참여해 비행 경력을 더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 수혈 기대감도 크다. 현재 항공업계는 조종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사마다 부족한 조종사를 채우기 위해 기존 항공사에서 '인력 빼가기'와 해외 항공사로부터 외국인 조종사 영입 등으로 대체해 왔다.

더욱이 오는 2037년까지 79만 명의 신규 조종사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행훈련원 등 관련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엠브리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대한항공과 엠브리리들 모두 우수한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조종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세계 유수의 항공 대학교에서 유능한 후보자를 늘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