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줄여라" 대한항공, '환경오염 유발' 항공사 불명예

-싱가포르, 일본항공 등 탄소 배출량 높아‥위험 관리 '소극적'
-탄소 배출 적은 항공사로 영국 LCC '이지젯' 뽑혀

대한항공 보잉 787-9 기종.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에 비해 감축 노력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그랜섬연구소는 세계 20대 항공사를 상대로 조사한 환경평가 보고서를 발표, 대한항공이 승객 1인당 172g의 탄소를 배출해 환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한항공과 함께 싱가포르항공, 일본항공(JAL), ANA항공(전일본공수) 등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적극적으로 관리에 있는 항공사로는 이지젯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알래스카항공 등을 뽑았다. 특히 영국 대표 LCC 이지젯은 조사 대상 중 1km당 가장 적은 탄소량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지젯은 오는 2020년까지 승객 1인당 배출하는 탄소량이 75g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타 항공사보다 2배가량 낮은 수치다.

이번 연구는 BNP파리바그룹과 아비바를 포함해 영국 환경청연금기금 산하 트랜지션패스웨이이니셔티브(TPI)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동결하고, 오는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50%의 이산화탄소 감축하기로 했다. 현재 항공기 운항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 수준이지만, 갈수록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연료 효율성이 높은 항공기 도입과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승객 1인당 배출하는 탄소량을 공개해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세우는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대한항공이 타 경쟁사에 비해 친환경기 도입 등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했으나, 항공운송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게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 B787을 도입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B787은 항공기 무게 기준으로 탄소복합소재 50%, 알루미늄 합금이 20% 사용돼 무게가 줄어 연료 효율이 개선된 기종이다. 다른 기종과 비교하면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탄소 배출은 20% 적다.

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최초로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항공기 시범 운항 시도했고, 본사 일반업무, 항공우주사업, 정비, 기내식 등 4개 사업 부문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 대한 환경경영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인 'ISO14001' 인증을 받아 환경경영체제를 운영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에코 플라이트(Eco Flight)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친환경화는 치열한 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길소연 기자 ksy@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