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印 오디샤 프로젝트 손 뗀다‥합작사 설립 어쩌나

-환경 훼손 가능성 등 주민 반발 거세 사실상 종료
-인도 정부, 합작 제철소 설립 제안에 '촉각'

포스코 CI.

포스코가 인도 동부 오디샤 주에서 추진한 제철소 설립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된다. 

인도 정부가 포스코 보유 산림 부지와 함께 광산개발권을 자국 철강기업에 양도하면서 포스코의 오디샤 프로젝트가 사실상 종료되는 분위기다. 

포스코가 10년 이상 추진해온 제철소 설립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합작 제철소 설립을 제안해와 향후 전개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오디샤 정부는 포스코 산하에 부여된 부지와 함께 산림 벌채 권한을 인도 최대 민영 철강사 JSW 스틸에 인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당국은 지난달 21일 산림자문위원회(FAC)를 열고 포스코 산림부지와 광산개발권 인도 안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FAC는 당시 회의에서 "포스코로부터 반환받은 부지를 JSW제철에 양도해, 동일 지역에서 통합 철강공장 및 제철소를 설립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지 및 광산개발권 인도는 포스코 인도법인이 지난 2017년 오디샤주 정부에 제철소 건립을 위해 점유하고 있는 토지 반환 의지를 보이면서 속도를 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동부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맺고 12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제철소 설립을 추진했다. 인도에서 조달한 철광석을 녹여 쇳물과 열연강판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경 훼손 가능성 등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고, 여기에 포스코가 인도 정부로부터 철광석 채굴권을 배분받지 못하면서 14년째 착공이 미뤄졌다. 

이에 포스코는 오디샤 주 정부로부터 인수한 부지는 222만 m2를 반환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사실상 사업을 접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대신 포스코는 동부 오디샤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2012년부터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180만t 규모의 냉연강판 공장과 45만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했다. 또한 델리·푸네·첸나이 등에 철강가공센터 등을 운영하며 인도 내 하공정(철강제품 생산) 중심의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오디샤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인도 정부가 합작 제철소 건립을 제안해와 향후 전개에도 이목이 쏠린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프로젝트를 철수하는 분위기에서 인도 정부가 합작사 설립 제안을 해온 터라 반가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 1월 초 인도 정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용광로 공장 건립을 제안했다. 인도 국영 철강기업인 인도철강공사(SAIL)및 RINL과 포스코, 현대제철 간에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용광로) 합작회사 설립을 요청한 것. 인도 측에선 철광석과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에서 공장 설비 및 건설을 맡아달라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고급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고도의 기술이 없기 때문에 한국이 공장을 설립하고 그 기술을 습득하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합작사 설립 시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철강사로서 입지를 더욱 굳게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분명하나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불투명한 시황과 대규모 투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제안을 제안 받은 양측은 검토는 하되 업황과 시황 등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제안은 있으나 모두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결정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