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한진重 수빅조선소 몸값…'골프여제 박성현' 후원사 가세

-필리핀계 '억만장자' 엔리케 라존 회장 관심...인수검토팀 가동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 (사진=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유럽기업과 미국계 사모펀드에 이어 필리핀계 억만장자까지 가세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항만운영사인 아이시티에스아이(ICTSI)는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수 검토를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ICTSI는 필리핀 마닐라에 본사를 둔 세계적 항만운영사로 필리핀계 ‘억만장자’ 엔리케 라존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라존 회장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박성현의 메인스폰서 '솔레어 리조트 & 카지노'도 운영하고 있다.

ICTSI는 수빅조선소 부지를 활용해 항만물류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리스티안 곤잘레스 ICTSI 해외협력담당은 "인수 목적은 조선소보다는 자동차와 철강재 운송기지 및 선박수리 등의 다목적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수전은 4파전 양성을 띠게 됐다.

중국 조선소 2곳이 필리핀 정부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혔고, 네덜란드 다멘그룹은 필리핀 통상산업부과 수빅조선소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계 대형펀드사 2곳도 수빅조선소 인수 의향을 보였다. 로사리오 베르날도 수빅조선소 파산관리인은 "비공개 논의 중인 만큼 업체명 공개는 힘들다"고 밝혔다.

인수전 흥행에 불이 붙은 것은 입지와 설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빅조선소가 위치한 곳은 남중국해(서필리핀해)로 해상 교통의 중추이자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위로는 중국과 대만이, 아래는 호주 등이 연결됐으며 왼쪽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이 위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1세기 들어 완공 조선소 중 최대 도크를 자랑하는 수빅조선소는 가장 늦게 지어진 6도크에서만 최대 6대의 선박 건조가 가능하다"며 "크레인 운반거리가 1km를 넘지 않고, 건조 과정 상당부분이 자동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06년 설립한 수빅조선소는 한때 세계 10위 조선소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조선업 불황에 경영 부실 위기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