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조선 합병 닻 올려‥세계 최대 조선그룹 탄생 임박

-현대중공업, 실사단 꾸려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격화
-CSIC·CSSC 합병 초안 마련‥올해 안에 구체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양사 제공)

전 세계 조선업계가 조선사 합종연횡을 서두르고 있다. 자국 조선사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계 조선사 1, 2위를 다투는 국내 조선사의 합병이 본격화되자 주변 경쟁국이 조선사 합병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이 자국 조선사 합병에 닻을 올리고, 세계 최대 조선그룹 탄생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주 대우조선 실사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하고, 조만간 대우조선 인수 작업을 위한 실사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은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회계를 비롯해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인수합병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인수 대상인 대우조선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거센 데다 기업결합심사 등 해외 경쟁국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든 절차를 밟고 실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게 되면 세계 최대 조선그룹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조선시장의 수주잔고 21.2%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량이 늘면서 한국 수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한국의 조선사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70만CGT(15척) 중 63만CGT(8척)을 수주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은 각각 2만CGT(1척), 1만CGT(1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중국선박공업집단 산하 조선소 전경. (사진=CSSC)

상황이 이렇자 중국도 조선사 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양대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간 통합을 준비해왔다. CSSC와 CSIC가 합병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치고 세계 최대 조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양사는 현재 합병 계획 초안을 마련한 가운데 조만간 세부 계획을 중앙정부 개혁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상세한 합병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양대 그룹 수장은 이달 중순 CSSC 본사에서 직접 만나 스마트 제조 및 방산제품, 크루즈선, 청정에너지, 국제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합병을 구체화했다.

후원밍(胡問鳴) CSIC 회장은 이 자리에서 "두 그룹이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중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욱이 중국 조선사 합병은 지난해 3월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양사 합병 계획 예비 승인도 받아 합병 과정은 한국보다 순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인수합병 과정이 반대 여론과 주변 경쟁국 견제 등 까다롭겠지만, 조선사 합병 시 세계 최대 조선그룹으로 탄생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