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수주 부진…中조선, 구조조정 속도 낸다

-1~2월 신규 수주 80.9% 감소…"빅2 합병, 돌파구 마련"


한국과 전 세계 조선업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이 연초 수주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 생존을 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3일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CANSI)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조선업계 전체 수주량은 235만 DWT(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t수)로 1년 전과 비교해 80.9%나 줄었다.

수주잔량도 줄었다. 2월 말 기준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8514만 DWT로 집계됐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수주잔량 역시 감소한 셈이다.

상위 53개 조선소만 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이들 업체의 신규 수주는 215만 DWT로 전년 동기 대비 82.3% 급감했다.

수주가 줄면서 관련 업체들의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 조사 결과, 조선·기자재 80곳의 1~2월 수익은 254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5 감소했다.

문제는 먹거리는 줄고 있는데 조선업체들은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우선 수년째 제자리에 머무는 중국 양대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통합 작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양사는 현재 합병 계획 초안을 마련한 가운데 조만간 세부 계획을 중앙정부 개혁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상세한 합병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또한 지난달 양대 그룹 수장이 CSSC 본사에서 직접 만나 스마트 제조 및 방산제품, 크루즈선, 청정에너지, 국제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합병을 구체화했다.

합병에 앞서 내부사업 정리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CSSC는 산하 기업을 조선 전문사와 엔진 제조사로 재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CSIC는 산하 조선소인 대련과 보하이를 합병키로 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