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카] 현대차도 오프로드형 SUV가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4월 17일 뉴욕국제오토쇼를 통해 새로운 엔트리 SUV 베뉴를 공개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SUV는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이 흐름에 맞춰 SUV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대차의 SUV는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이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코나, 투싼, 싼타페, 펠리세이드까지 모든 모델이 도심형 SUV라는 것이다.

현대차도 10여년 전에는 오프로드에 어울리는 SUV를 가지고 있었다.

◇ 갤로퍼

갤로퍼 (사진=현대자동차)
갤로퍼는 정확히 얘기하자면 현대차에서 만든 차량은 아니였다.

갤로퍼는 1991년 9월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이 일본 미스비씨 자동차의 1세대 파제로를 라이센스 생산해 출시하면서 등장했다.

파제로는 현재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미쓰비시의 대표적인 4WD 오프로드형 SUV다.

출시 이후 갤로퍼는 말그래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기본적으로 미쓰비시의 대표 4WD SUV를 라이센스 생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안정성면에서

파제로 (사진=현대자동차)
출시 2년차인 1992년 국내 4WD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후 몇번의 변화을 거치며 국내 대표 4WD 차량으로 자리매김한다.

1997년 최후의 갤로퍼인 갤로퍼2가 출시됐다.

갤로퍼 1세대에 비해 디자인에는 곡선이 추가됐고 헤드램프의 크기도 키웠다. 하지만 1세대 갤로퍼에서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2003년을 끝으로 갤로퍼는 단종됐다.

갤로퍼는 그 차 자체보다 출시되는 과정이 더 흥미로운 차이기도 하다.

갤로퍼 (사진=현대자동차)
1987년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해체되면서 현대정공은 자동차 제작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당시 현대정공의 CEO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었다. 당시 현대차는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회장이 맡고 있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로 돌아가기 위해 현대 정공에서 성과를 거둬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나오게 된 차가 갤로퍼였던 것이다.

사실상 지금의 정몽구 회장을 만들어낸 차라고 할 수 있다.  

◇ 테라칸

테라칸 (사진=현대자동차)
갤로퍼의 뒤를 잇는 현대차의 마지막 프레임타입 SUV 테라칸은 2001년 2월 출시됐다.

테라칸으로 1999년 서울모터쇼에서 '하이랜드' 컨셉트카에 기반해서 제작된 차량이었다.

원래 현대정공에서 갤로퍼의 후신으로 점찍고 개발하던 것으로 현대차와 합병과정에서 정몽구 회장의 관심에 사장되지 않고 살아남아 출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테라칸은 갤로퍼와 같이 인기를 끌지 못했다. 동시대에 출시된 쌍용차의 렉스턴에 밀려 그저 자리를 지키는 수준에 불과했다.

고전을 면치못하던 테라칸은 2002년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2004년에는 파워플러스라는 이름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지만 렉스턴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2007년 초 단종된다. 현대차는 테라칸을 이후로 프레임바디의 오프로드 SUV 판매를 접고 도시형 SUV로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는 프레임바디의 SUV를 생산하지 않게 됐고 현대차그룹을 통틀어도 기아차의 모하비만이 프레임바디 SUV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홍성일 기자 hong62@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