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활동·이색 마케팅 효과..기아차, 신흥시장 호감도 '업'

더 뉴 스포티지.(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사회공헌활동과 투어 마케팅을 앞세워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사회공헌활동으로 유럽·중동 시장 공략

기아차는 최근 자사 공장이 위치한 슬로바키아 질리나 폴리클리닉대학병원 신생아과에 55개의 침대를 전달했다.

전달된 침대는 직원들과 임산부들의 휴식을 위해 사용된다. 침대 덕분에 산모들은 아이를 낳은 후 아이와 떨어지지 않고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다.

기아차는 2014년부터 폴리클리닉대학병원과 제휴를 맺고 후원을 계속해오고 있다. 병원의 개보수, 구급차 지원 등 누적 후원액만 수십억원에 달한다.

이 병원에 대한 후원은 직원 복지의 일환이기도 하다. 기아차의 유럽 전초기지 역할을 한 질리나공장의 직원은 3800여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이 폴리클리닉대학병원 산부인과와 산후 외래진료소를 이용한다.

기아차는 2017년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슬로바키아 최고권위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해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유럽은 중국, 북미와 함께 3대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아차가 유럽 전초기지인 슬로바키아에서 호감도 상승에 힘쓰는 이유다.

지난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40만3403대로 집계됐다. 북미지역 40만4094대에 조금 못미친다. 업계에서는 내년 유럽 판매량이 50만대를 넘겨 북미시장 판매량을 추월할 것으로 본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중동 시장 인지도 상승

기아자동차와 현지 판매업체 알 자브르(Al Jabr)가 개최하는 '알 자브르 토너먼트' 포스터.(사진=알 자브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스포츠 후원을 앞세워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기아차 현지 판매업체 알 자브르는 오는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와 리야드에서 ‘제10회 알 자브르 토너먼트’가 열린다고 밝혔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팀은 내년 열리는 기아차 슈퍼컵에 진출하게 된다. 수퍼컵 우승팀에는 월드컵, 인터콘티넨탈컵, 유럽네이션스컵 등 기아차가 후원하는 주요 스포츠행사에 초대받는 특전이 주어진다.

이번 행사는 알 자브르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다. 알 자브르 최고 운영 책임자인 와엘 바그다디는 “스포츠는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스포츠 활동 후원 역시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릴만큼 잠재수요가 많은 곳이다. 특히 지난해 사우디 정부가 여성 운전을 허용하면서 잠재 고객만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후원활동으로 인한 홍보효과는 상당하다. 대회가 개최되기 전인 2013년 2%를 밑돌던 시장점유율은 2016년 8%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 기존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이 신흥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신흥시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홍보가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스포티지, ‘파키스탄 투어’로 출시 전부터 인기폭발

더 뉴 스포티지 내부.(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 현지 합작 법인 기아 럭키 모터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11인승 다목적차량(MPV) 그랜드 카니발, 픽업트럭인 프론티어 등 기아차량을 이용해 파키스탄 투어에 나섰다.

럭키 모터스는 투어 중인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내는 한편 파키스탄 최대 온라인 자동차 판매업체 '팍휠스(PakWheels)'와 제휴해 투어일정을 공유했다.

카라치에서 시작된 투어는 과다르, 하이데라바드, 수쿠르, 이슬라마바드, 무리 등 8개 대도시를 포함한 다수의 도시들을 거쳐 이뤄졌다.

투어에는 아직 대리점이 없는 지역도 포함됐으며 투어 차량에 대한 체험 드라이브 활동을 제공하고 차량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투어를 통해 기아차는 평야, 모래언덕, 고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인상을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특히 아직 출시 전인 스포티지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구가 2억명이 넘는 파키스탄은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이다. 자동차 보유대수가 인구 1000명당 13대(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현지 관계자는 “신흥시장의 경우 시장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한데 기아차의 이번 마케팅이 제대로 적중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white@dailybi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