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기아차, 전기차 현지생산 요청"

-피터 지가 경제부 장관, 방한 기간 면담…삼성과 투자확대도 논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피터 지가 슬로바키아 경제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슬로바키아 경제대표단이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등과 회동을 갖고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통상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피터 지가 슬로바키아 경제부 장관이 방한 기간 국내 기업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대상은 삼성전자와 기아차 2곳이었다. 이들 기업은 슬로바키아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피터 지가 장관은 경기도 용인시 마북연구단지 내 현대기아차환경기술연구소를 찾아 수소차 시연 행사에 참석한 뒤 조상현 기아차 전무와 면담을 진행했다.

슬로바키아 경제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기아차의 전기차 연구 및 생산을 요청했다. 피터 지가 장관은 "전기차 생산에 관심이 높고, 이를 위한 투자 지원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지난 2006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33만대로, 기아차 총 생산능력의 10%를 담당하는 유럽 내 생산거점이다.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해치백 씨드와 경차 벤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피터 지가 장관 일행은 삼성전자도 찾았다. 슬로바키아 측은 삼성전자의 현지 투자 확대를 요청했고, 삼성전자는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커 지가 장관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추가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슬로바키아 갈란타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TV 공장을 짓고 현지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부품을 원활하게 수급하기 위해 2008년 보데라디에도 삼성디스플레이(당시 LCD사업부) LCD 모듈 공장을 지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보데라디 공장을 폐쇄하고 갈란타 공장과 인력 및 생산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LCD 시황 악화와 인건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12년 갈란타 공장을 철수하려다, 슬로바키아로부터 지원을 받기로 하고 남았다"며 "피터 지가 장관도 비슷한 이유로 삼성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dailybiz.net